망인이 생전에 유언공정증서나 유언장 등으로 상속재산의 처분에 관하여 미리 준비하여 둔 경우, 단독으로 유증을 받기로 한 상속인은 해당 유언을 바탕으로 유언을 집행할 수 있다.
만일 망인이 아무런 유언을 남기지 않았는데 여러 명의 공동상속인이 존재할 때는 공동상속인들은 망인의 상속재산을 각자의 법정 상속분에 따라 상속받게 되는데, 이처럼 ‘법정 상속분’대로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때는 공동상속인 중 1인이 단독으로 등기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런데 망인의 공동상속인에 대한 생전 증여 내역, 공동상속인들의 상속재산 형성 또는 부양 등에 관한 기여분, 망인의 생전 당부 말씀 등을 고려하여 공동상속인 간에 상속재산분할 ‘협의’를 통해 법정 상속분과 달리 상속재산을 분할하기 위해서는 ‘공동상속인 전원’의 참가가 필요하다.
이때 공동상속인 중 일부의 소재를 알 수 없거나 연락이 두절된 경우에는 상속재산분할 협의를 할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한 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민법 제22조 제1항은 ‘부재자의 재산의 관리’라는 제목으로 “종래의 주소나 거소를 떠난 자가 재산관리인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법원은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재산관리에 관하여 필요한 처분을 명하여야 한다. 본인의 부재 중 재산관리인의 권한이 소멸한 때에도 같다.”라고 하여 부재자 재산관리인 제도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부재자와 공동상속인 관계에 있는 자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하므로 가정법원에 부재자 재산관리인 선임청구를 할 수 있고, 법원에서 부재자 재산관리인이 선임되면 그 재산관리인은 법원으로부터 재산처분에 관한 허가를 받은 뒤 상속재산분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상속에서 부재자 재산관리인의 선임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데, 첫째로는 부동산 상속재산의 처분이 용이해진다는 점이고, 둘째로는 부재자의 상속분을 현금으로 미리 청산하여 향후 부재자 몫의 부동산 재산 가치 증가를 미리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먼저 상속재산 처분의 용이성을 살펴보면, 공유 부동산은 처분할 때 소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므로 공동상속인들이(부재자 포함) 법정 상속분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다가는 자칫 부재자의 동의를 얻지 못하여 해당 부동산의 처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즉, 미리 재산관리인을 선임하여 부재자의 상속분은 현금으로 청산한 뒤 부동산 공유자에서 배제시키고, 추후 나머지 공동상속인들 간의 협의에 따라 자유롭게 부동산을 처분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부재자의 상속분을 현금으로 미리 청산하게 되면, ‘상속재산분할협의 시점’을 기준으로 부재자의 몫이 정해지게 되는데, 만일 재산관리인을 선임하지 않고 부재자의 법정 상속분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에는 추후 부재자가 나타나 부동산을 처분하게 될 때에는 ‘부동산 처분시’를 기준으로 현금 청산하게 되므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부동산의 재산 가치가 현저히 증가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유언공정증서나 유언장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공동상속인 중 부재자가 있을 때는 부재자 재산관리인 선임 청구를 통하여 법적, 경제적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으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