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중 비판 발언, 명예훼손일까 의견일까
CASE REVIEW · 형사 / 제주
작성 2026. 11. 2. | 로엘법무법인 서현주 변호사
통화 중에 화가 나서 다른 사람을 거칠게 비판했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이때 핵심은 그 말이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낸 것인지, 아니면 평가나 감정을 표현한 것인지입니다.
제주지방법원은 통화 중 상대방을 비판한 발언을 사실 적시가 아닌 의견 표명으로 보고 명예훼손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루는 판결은 제1심이며 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Q. 전화 통화 중 다른 사람을 비판한 말도 명예훼손죄가 되나요? 비판의 내용이 구체적인 사실이 아니라 의견이나 감정의 표현이라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형법」 제307조의 명예훼손죄는 사실을 적시해야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제주지방법원 2026. 10. 19. 선고 2025고정411 판결(제1심, 확정 여부 미확인)은 통화 중 하소연하며 한 비판을 부정적 의견 표현으로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제주지방법원이 공개한 통화 중 발언 명예훼손 사건
제주지방법원이 2026. 10. 30. 「우리법원 주요판결」로 공개한 판결에 따르면, 호텔을 위탁 운영하던 회사의 대표는 2024년 1월경 관리단 관계자와 통화하면서 호텔 사업에 투자자로 참여했던 사람을 비난했습니다. 투자를 핑계로 끼어들어 회사에 폐만 끼치고 돈만 챙겨 빠져나갔다는 취지였습니다.
검사는 이 발언을 공연히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보고 기소했습니다. 대표는 2023년 11월경 다른 통화에서 전 관리단 간부를 비하한 발언으로도 함께 기소됐습니다. 법원은 앞의 발언에 무죄를, 뒤의 발언에 공소기각을 선고했습니다.
명예훼손죄는 '사실을 드러낸 말'이어야 성립합니다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할 때 성립하고, 모욕죄는 조문상 사실 적시를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두 죄는 처벌 수위와 피해자 의사가 미치는 효과도 다릅니다.
| 구분 | 내용 |
|---|---|
| 제307조 제1항 | 사실 적시 명예훼손 2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 |
| 제307조 제2항 |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5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 |
| 제311조 | 모욕 1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 벌금 |
| 제312조 | 명예훼손은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공소 제기 불가 모욕은 고소가 있어야 공소 제기 |
법원이 이 발언을 의견 표명으로 본 이유
법원은 문제의 발언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큼 구체적인 사실을 담고 있지 않고,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드러낸 데 그친다고 판단했습니다. 판단 기준으로는 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6도5924 판결을 참조했습니다.
이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사실의 적시는 증거로 증명할 수 있는 과거나 현재의 구체적 사실관계를 보고하거나 진술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실인지 의견인지는 말의 통상적 의미, 증명 가능성, 앞뒤 문맥, 발언 당시의 사회적 상황을 함께 보고 가립니다.
제주지방법원은 발언의 내용과 문맥, 상황, 들은 사람을 종합했습니다. 피해자는 투자 제휴 계약에 따라 상당한 영업수수료와 법인카드를 받다가 그만두었고, 대표는 호텔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하소연하던 중 그런 말을 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거친 표현이더라도 그 성격은 평가와 감정이라는 판단입니다.
다른 발언은 처벌불원 의사로 공소기각됐습니다
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재판이 공소기각으로 끝나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형법」 제312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327조 현행 제7호).
이 사건에서는 대표의 회사와 전 관리단 간부 사이 민사소송의 조정조서에 고소를 취하하고 처벌불원 의사를 밝힌다는 내용과 그 서면 제출권한을 회사와 대표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법원은 대표 측이 낸 조정조서 정본을 피해자의 위임에 따른 제출로 보고 공소를 기각했습니다.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의 철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고, 철회한 뒤에는 다시 처벌을 구할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
말 한마디로 명예훼손 고소를 당했다면
먼저 문제 된 말이 확인 가능한 구체적 사실을 담고 있는지, 평가나 감정의 표현인지를 발언 전후 맥락과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필자가 명예훼손 고소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대화 전체 맥락을 보여줄 자료 없이 문제 된 한 문장만 놓고 다투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이 판결은 공연성을 따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은 한 사람에게 한 말이라도 널리 퍼질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므로, 일대일 통화라는 이유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필자의 해설입니다. 공연성의 의미는 단톡방에서 한 말, 어디서부터 죄가 되나에서 정리했습니다.
또 의견 표명이라 명예훼손이 아니더라도 경멸적 표현이면 모욕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판단한 부분은 아니며,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형법」 제312조 제1항).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명예훼손죄는 구체적 사실을 드러낸 말이어야 성립하고, 비판적 의견이나 감정 표현은 이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둘째, 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로 공소기각될 수 있습니다. 셋째, 이 사건은 제1심 판결로 확정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고소를 당해 고민하고 계십니까? 문제 된 발언 전후의 대화 내용, 상대방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를 정리해 두시면 검토가 빠릅니다. |
참고자료
· 제주지방법원 2026. 10. 19. 선고 2025고정411 판결(제1심, 확정 여부 미확인) — 「우리법원 주요판결」 2026. 10. 30. 게시, 제주지방법원
· 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6도5924 판결 /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07조·제311조·제312조 [법률 제22007호, 시행 2026. 10. 2.]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232조·제325조·제327조 [법률 제22009호, 시행 2026. 10. 2.]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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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현주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이혼 전문 변호사 제주 근무 / 제주특별자치도청 법무담당관 역임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제주지방법원이 공개한 판결문과 게시물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와 업체는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사건은 제1심 판결이며 항소·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공연성과 모욕죄에 관한 부분은 판결이 판단하지 않은 필자의 해설입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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