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법원 가압류, 국내에서도 효력 있나

COLUMN · 민사

작성 2026. 10. 28. | 로엘법무법인 남채은 변호사

해외 거래처와 대금 분쟁을 겪다 보면, 상대방이 자기 나라 법원에서 먼저 가압류결정을 받아 두었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채권을 국내에서 압류하려는 쪽은 그 외국 가압류가 우리나라에서도 앞선 권리로 인정되는지가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5월, 외국 법원의 가압류결정은 우리나라에서 승인되는 외국재판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로 외국재판이 국내에서 효력을 갖는 기준을 정리합니다.

Q. 외국 법원에서 받은 가압류결정도 우리나라에서 효력이 있나요?

대법원 2026. 5. 14. 선고 2025다211405 판결은 외국 법원의 가압류결정 같은 잠정적 보전재판은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의 승인 대상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 가압류는 국내 전부명령과 경합하는 가압류로 인정되지 않았고, 국내 채권자의 전부명령이 유효하다는 원심이 유지됐습니다. 해당 국가 안에서의 효력은 이 판결이 판단한 내용이 아닙니다.

해외 가압류와 국내 전부명령이 부딪힌 사건

원심 판결문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 회사는 한국 회사에 건설자재대금 채권이 있다며 2017년 4월 현지 법원에서 그 한국 회사가 다른 국내 회사로부터 받을 사용료 채권에 가압류결정을 받았습니다. 같은 해 5월에는 현지 본안소송에서도 승소해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한편 국내 회사인 원고는 같은 채무자를 상대로 받은 지급명령을 근거로 2018년 1월 같은 채권에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았고, 이 명령은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뒤 확정됐습니다. 제3채무자가 약 1억 8,500만 원을 공탁하자, 배당절차에서 약 1억 5,500만 원이 외국 가압류권자에게 배당됐습니다.

원고는 그 배당이 부당이득이라며 배당금출급채권을 넘기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1심과 원심은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였고, 대법원은 외국 회사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외국 재판이 국내에서 효력을 갖는 조건

외국 법원의 재판이 국내에서 효력을 가지려면 먼저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의 승인 대상인 '확정판결 또는 이와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는 재판'이어야 합니다. 여기에 국제재판관할, 패소한 피고에 대한 적법한 송달 또는 응소, 사회질서 위반 없음, 상호보증 등 네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하고, 법원은 이를 직권으로 조사합니다.

그 재판으로 국내에서 강제집행까지 하려면 「민사집행법」 제26조 제1항에 따라 우리 법원의 집행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집행판결 단계에서는 외국 재판의 옳고 그름은 다시 보지 않고, 확정 여부와 제217조의 요건만 심사합니다(같은 법 제27조).

구분외국 본안 확정판결외국 가압류결정
재판의 성격권리 유무를 종국적으로
판단한 재판
본안 전까지 재산을 묶어 두는
잠정적 보전재판
국내 승인제217조 요건을 갖추면 승인,
강제집행은 집행판결 필요
승인 대상 아님
(2025다211405)

대법원이 가압류결정을 승인 대상에서 뺀 이유

대법원은 승인 대상인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을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가 보장된 절차에서 종국적으로 한 재판으로 풀이했습니다. 이 기준은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2다23832 판결과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3다295978 판결이 집행판결 제도와 관련해 밝혀 온 것입니다. 가압류는 본안 판단 전에 임시로 재산을 묶는 재판이므로 이 기준에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외국 가압류는 「민사집행법」 제229조 제5항이 정한 경합 사유, 즉 전부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기 전에 다른 채권자가 한 가압류로 볼 수 없게 됐습니다. 국내 전부명령이 유효하므로 채권은 원고에게 넘어갔고, 외국 회사에 대한 배당은 무효라는 결론입니다.

외국 회사는 나중에 현지 본안판결에 대해 국내 집행판결까지 받았습니다. 그러나 원심은 가압류와 본안소송은 별개의 절차라서 본안에 집행판결을 받았다고 가압류가 거슬러 올라가 국내 효력을 갖지는 않는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해외 거래처와 분쟁 중이라면 확인할 것

이 판결에서 외국 가압류는 국내 전부명령보다 앞선 권리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판결이 직접 다루지 않은 필자의 해설입니다. 거꾸로 보면, 외국 채권자의 처지에서는 현지 가압류만 믿고 있다가 국내 재산을 두고 다른 채권자에게 밀릴 수 있습니다.

국내에 있는 재산을 묶어 두려면 「민사집행법」 제278조에 따라 그 재산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이나 본안 관할법원에 국내 가압류를 따로 신청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외국 본안판결로 국내에서 강제집행을 하려면 「민사집행법」 제26조의 집행판결이 필요합니다. 필자가 해외 거래 분쟁을 상담하다 보면, 현지 법원 결정문만 있으면 국내 재산도 이미 묶인 것으로 여기시는 분을 봅니다.

다만 이 판결은 외국 가압류가 해당 국가 안에서 어떤 효력을 갖는지는 판단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결론은 송달 시점과 절차 경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외국 확정판결의 승인 요건은 외국에서 받은 이혼판결, 한국에서도 유효한가, 국내 가압류 절차는 소송에서 이기고도 못 받는 이유에서 다루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외국 법원의 가압류결정은 국내 승인 대상이 아닙니다. 둘째, 그래서 외국 가압류는 국내 전부명령과 경합하는 가압류가 되지 못했고, 본안에 집행판결을 받아도 소급하지 않는다는 원심 판단이 유지됐습니다. 셋째, 국내 재산을 보전하려면 국내 절차를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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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5. 14. 선고 2025다211405 판결(상고기각)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2. 13. 선고 2023나2687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2다23832 판결 /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3다295978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217조 [법률 제21993호, 시행 2026. 10. 2.] / 「민사집행법」 제26조·제27조·제229조·제278조 [법률 제20733호, 시행 2026. 2. 1.]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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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채은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 수원 근무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이혼 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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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원심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 상호와 국내 사건 관할은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2025다211405 판결은 상고를 기각해 원심 판단을 유지한 것이며, 외국 가압류의 현지 효력은 판단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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