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구조 받고 졌다면, 상대방 감정료도 내야 하나

COLUMN · 소송비용

작성 2026. 10. 28. | 로엘법무법인 임태혁 변호사

형편이 어려워 소송구조를 받고 감정까지 신청해 소송을 했는데 결국 패소했다면, 상대방이 쓴 비용은 어디까지 물어 주어야 할까요. 특히 상대방이 내 감정과 사실상 같은 내용을 따로 감정 신청해 감정료를 냈다면, 그 돈까지 상환해야 하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대법원은 2026년 6월, 이런 추가 감정료는 소송비용액 확정 절차에서 부당한 비용으로 뺄 수 있다고 보고 이를 그대로 인정한 원심결정을 파기했습니다. 이 결정으로 소송구조와 패소 비용의 관계를 정리합니다.

Q. 소송구조를 받고 패소했는데, 상대방이 추가로 낸 감정료도 갚아야 하나요?

상대방이 내 감정신청과 같은 취지의 보완감정을 추가로 신청해 낸 감정료라면 빠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은 패소한 수구조자에게 소송비용 부담 재판이 확정됐더라도, 이런 추가 감정료는 소송비용액 확정 절차에서 소송구조 취지에 반하는 부당한 비용으로 삭제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산재 소송에서 진 근로자에게 온 감정료 청구

결정문에 따르면 이 사건 근로자는 업무상 재해로 적응장애 등 진단을 받은 뒤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장해등급결정 등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근로자는 인지대·송달료에 대해 소송구조를 받았고, 진료기록감정을 신청한 뒤 그 감정료에 대해서도 소송구조 결정을 받았습니다.

공단은 의견서와 함께 보충질의사항 5가지를 내고 감정료 60만 원을 예납했습니다. 감정의는 양쪽 질의에 따로 답하며 감정료를 각 60만 원으로 정했고, 근로자 몫은 국고에서 지급됐습니다. 근로자는 1·2심에서 모두 패소해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됐고, 공단이 자기 몫 감정료 60만 원의 상환을 구하자 1심결정과 서울고등법원 원심결정은 이를 인정했습니다.

비용액 확정 단계에서도 필요 없던 비용은 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소송비용액 확정 절차에서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지는 바꿀 수 없지만, 신청 금액 범위에서 부당한 항목을 삭제하거나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민사소송비용법」 제1조는 소송비용을 소송행위에 필요한 한도로 정하고, 「민사소송법」 제99조는 승소자에게도 필요 없는 행위의 비용을 부담시킬 수 있게 합니다.

비용이 필요했는지는 그 행위를 할 당시의 구체적 상황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소송 결과만 보고 사후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설명입니다. 법원이 정한 감정료는 원칙적으로 필요한 비용이지만, 이 사건에서는 공단의 보충질의가 감정의 당연한 전제이거나 근로자 질의와 실질적으로 겹친다고 보았습니다.

쟁점대법원 판단
확정 절차의 범위부담 주체는 못 바꾸지만
부당한 비용 항목은 삭제·감액 가능
보충질의의 성격감정의 전제이거나 근로자 질의와 실질 중복
일부 답변은 근로자 질의 답변과 거의 같음
다른 방법따로 감정을 신청하지 않고도
의견 제출·자료 제공이 가능했음
결론감정료 상환을 인정한 원심결정 파기
서울고등법원에 환송

소송구조의 취지와 산재보험의 공적 성격

대법원은 소송구조가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소송에서 기회균등을 보장하는 제도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1항은 자금능력이 부족하고 패소할 것이 분명하지 않을 것을 구조 요건으로 정하므로, 구조 결정 뒤 보충질의서를 낸 공단도 근로자의 형편을 충분히 알았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여기에 산재보험의 공적 보험 성격도 더했습니다. 사회보장수급권에 관한 행정소송에서 행정청 등이 추가 감정료를 지출했다면, 구조 범위 밖의 그 비용을 수구조자에게 지우는 것이 부당하지 않은지도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단이 승소를 이유로 이 감정료를 돌려받는다면 산재보험제도의 목적과 공단의 사업목적에 반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소송구조를 받고 소송 중인 사람이 확인할 것

필자가 소송구조를 받은 분과 상담하다 보면, 구조 결정을 받았으니 패소해도 비용 부담은 없다고 생각하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민사소송법」 제98조는 패소자 부담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정도 상대방이 지출한 추가 감정료를 구조 범위 밖의 비용으로 보았습니다. 상대방 비용까지 당연히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내 감정과 비슷한 보충감정을 신청하면 질의사항이 실제로 겹치는지 기록해 두고, 소송비용 부담 재판 단계에서부터 그 사정을 주장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필자 해설). 소송비용액 확정결정에는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3항에 따라 즉시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 소송구조 신청 중 항소 기한 문제는 민사 항소이유서 기간을 넘겼다면, 연장이 될까에서도 다뤘습니다.

다만 이 결정은 원심을 파기환송한 것이어서, 감정료를 실제로 얼마나 뺄지는 서울고등법원이 다시 정합니다. 보충감정이 필요했는지는 사안마다 다르므로 모든 추가 감정료가 빠진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산재 불복 절차 자체는 산재 불승인을 받았을 때 남는 세 단계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소송비용액 확정 절차에서도 필요 없던 비용 항목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둘째, 수구조자의 감정과 같은 취지의 추가 감정료는 소송구조 취지에 반하는 비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셋째, 소송구조가 상대방 비용까지 면제하지는 않으므로 감정 단계부터 기록을 남겨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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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6. 12. 자 2026무533 결정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98조·제99조·제110조·제128조 [시행 2026. 10. 2., 법률 제21993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비용법」 제1조 [시행 2013. 12. 19., 법률 제11551호] / 「행정소송법」 제8조 [시행 2026. 5. 12., 법률 제21615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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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혁 로엘법무법인 변호사
군형사 사건 담당
서울 근무 / 육군 군검사·군법무관 역임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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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결정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근로자는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2026무533 결정은 원심결정을 파기환송한 것으로, 환송 후 소송비용액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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