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오염 정화비용, 공장 운영자가 전부 내야 하나

COLUMN · 토양환경

작성 2026. 10. 27. | 로엘법무법인 이지우 변호사

오래 공장을 돌리던 땅을 팔았거나 공익사업으로 수용당한 뒤, 새 주인이 공사 중 오염을 발견했다며 정화비용을 청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염을 일으킨 쪽이 비용을 내는 것이 원칙이지만, 기준이 엄격해져 비용이 크게 불어났다면 그 부담까지 모두 져야 하는지가 문제입니다.

대법원은 2026년 4월, 오염원인자라도 공익사업 때문에 늘어난 정화비용까지 전부 부담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정화책임자 사이에서 비용을 어떻게 나누는지 이 판결로 정리합니다.

Q. 공장을 운영하며 땅을 오염시켰다면 정화비용을 전부 부담해야 하나요?

원칙적으로는 오염을 일으킨 선순위 정화책임자가 최종 부담하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5다217580 판결은 공익사업으로 지목이 바뀌어 더 엄격한 우려기준이 적용돼 정화비용이 늘었다면, 그 사정을 부담부분 산정에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원심을 파기환송한 판결이어서 실제로 돌려받을 금액은 환송심에서 정해집니다.

수용된 공장 부지에서 드러난 오염, 정화비용 약 8억 원

대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한 회사가 오랫동안 기계제조 공장을 운영해 온 땅이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으로 수용됐습니다. 이 땅은 공장 부지로 써 왔지만, 공부상 지목은 공장용지가 아닌 '대'나 '답'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사업시행자는 2022년 터파기 공사 중 오염된 흙을 발견했고, 정밀조사에서 가장 엄격한 1지역 기준을 넘는 불소·구리·아연·석유계총탄화수소가 나와 시장의 정화명령을 받았습니다. 사업시행자가 약 8억 원의 정화비용을 청구하자 회사는 이를 낸 뒤 돌려 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원심은 회사가 선순위 정화책임자라며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해 환송했습니다.

원칙은 오염시킨 사람이 끝까지 부담합니다

토양오염을 일으킨 사람과 그 토지의 소유자·점유자는 모두 정화책임자가 됩니다.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은 오염을 발생시킨 자(제1호)와 오염 토지의 과거·현재 소유자·점유자(제4호) 등을 정하고, 제3항은 책임자가 둘 이상이면 대통령령에 따라 정화를 명하도록 합니다.

명령 순서는 「토양환경보전법 시행령」 제5조의3 제1항이 정하는데, 오염을 일으킨 자가 1순위이고 현재 토지 소유·점유자는 4순위입니다. 명령을 받아 자기 비용으로 정화한 책임자는 다른 책임자의 부담부분을 구상할 수 있습니다(법 제10조의4 제4항). 대법원은 이 구조상 선순위 책임자가 비용을 최종 부담하고 후순위 책임자에게 구상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 순위는 신속한 정화를 위한 행정상 기준일 뿐이어서, 자기책임과 형평에 비추어 선순위도 후순위에게 구상할 수 있는 예외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 조항들은 현행법에서도 문언이 같습니다.

기준이 올라가 늘어난 비용은 나눠서 따집니다

정화책임자 사이의 부담부분은 오염 원인과 물질의 종류·양, 각자의 기여도와 귀책사유, 정화로 이익을 얻는 사람, 비용이 생긴 경위를 함께 보아 정합니다. 대법원은 특히 공익사업으로 지목이 바뀌면서 더 엄격한 우려기준이 적용돼 비용이 오른 경우에는 그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검출 물질1지역(주거용 대·답 등)3지역(공장용지 등)
구리150mg/kg2,000mg/kg
아연300mg/kg2,000mg/kg
석유계총탄화수소500mg/kg2,000mg/kg

현행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 [별표 3] 기준입니다. 불소 기준은 2024년 12월 개정으로 완화되어 판결 사안 당시와 다릅니다.

대법원은 세 가지 사정을 들었습니다. 첫째, 1지역 기준은 사업으로 지목이 바뀔 예정이었기 때문에 적용됐고, 사업이 없었다면 공장 현황에 따라 3지역 기준이 적용돼 오염토양이 훨씬 적었을 수 있습니다. 허가를 받아 이용했는데 지목 정리만 안 된 경우처럼 지목과 현황이 다를 때는 현황을 기준으로 우려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입니다. 둘째, 엄격한 기준으로 정화한 이익은 토지를 취득한 사업시행자에게 돌아갑니다.

셋째, 회사는 허가를 받아 공장으로 써 왔으므로 1지역 기준의 책임을 예측하기 어려웠고, 손실보상금을 정할 때 정화비용이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회사가 자기 부담부분을 넘는 부분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 경우로 보았습니다.

오염 우려 토지를 사고팔거나 수용될 때 확인할 것

공장 부지를 넘기는 쪽은 오염원인자로서 정화비용 청구를 받을 수 있다는 점부터 알아야 합니다.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09다66549 전원합의체 판결은 토양오염을 일으키고도 정화하지 않은 채 토지를 거래에 내놓은 경우, 이후 그 땅을 취득한 소유자에게도 정화비용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생길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형질변경 허가서, 공장등록 자료, 지목 변경 경위처럼 실제 토지 현황을 보여 주는 서류를 모아 두면 어느 기준이 적용됐어야 하는지 다툴 근거가 됩니다. 수용 대상이라면 보상 협의 단계에서 오염 문제를 함께 점검하고, 보상 절차는 수용 보상에서 빠진 건물, 바로 소송할 수 있나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필자가 공장 부지 거래 상담을 하다 보면, 오염 책임을 계약서에 따로 정하지 않은 채 잔금까지 치르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부담부분은 사안마다 달라지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토양 정화비용은 오염을 일으킨 선순위 정화책임자가 최종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둘째, 공익사업으로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 늘어난 비용은 부담부분을 정할 때 따로 따져야 합니다. 셋째, 지목과 현황이 다르면 현황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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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5다217580 판결 / 수원고등법원 2025. 9. 11. 선고 2023나25786 판결 /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09다66549 전원합의체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제15조 [시행 2026. 3. 31., 법률 제21254호] / 같은 법 시행령 제5조의3 [시행 2026. 3. 24., 대통령령 제36220호] / 같은 법 시행규칙 [별표 3]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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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우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구 근무)
이화여자대학교 ·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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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원심을 파기환송한 것으로, 회사의 부담부분과 반환 금액 등 최종 결론은 환송심에서 정해집니다. 당사자와 토지 소재지는 특정하지 않았으며,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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