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못 하면 돈 준다는 약정, 대주주 책임은
COLUMN · 민사
작성 2026. 10. 23. | 로엘법무법인 임흥준 변호사
신주를 인수하는 투자자는 대주주나 대표이사와 따로 약정을 맺기도 합니다. 정해진 기한까지 회사를 상장시키고, 상장하지 못하면 대주주가 돈을 지급한다는 내용입니다. 기한이 지나도 상장이 되지 않으면 투자자는 곧바로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8월, 이런 약정에서 대주주의 지급의무가 생기는지를 무엇으로 판단하는지 기준을 밝혔습니다. 그 판결을 투자자와 대주주 양쪽 관점에서 정리합니다.
Q. 기한 안에 상장하지 못하면 대주주가 돈을 주기로 했다면, 상장이 안 됐을 때 바로 받을 수 있나요? 상장이 안 됐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받을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6다201223 판결은 지급의무가 생기는지를 약정의 경위와 문언, 목적, 그 돈이 대주주의 채무불이행을 전제로 한 위약벌인지 상장 실패만을 조건으로 한 약정금인지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위약벌 청구가 대주주의 귀책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되었습니다. |
상장 기한을 넘긴 투자자가 대주주에게 청구한 사건
이 사건 투자자 측은 회사가 발행한 신주를 인수한 조합이었고, 회사의 대주주와 주주 간 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 제5.1조는 대주주와 회사가 거래종결일부터 48개월 안에 회사를 상장하도록 해야 하고, 투자자와 협의하면 12개월 연장할 수 있다고 정했습니다.
상장이 이뤄지지 않자 투자자 측은 대주주에게 주식을 사 가라는 풋옵션에 따른 매매대금과 위약벌을 청구했습니다.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2026. 1. 15. 선고 2025나206544 판결은 풋옵션 행사 요건과 위약벌 청구 모두에서 투자자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법원이 투자자 측 상고를 기각해 원심 판단이 확정되었습니다.
지급의무는 그 돈이 어떤 성격인지부터 따집니다
대법원은 상장 실패 시 지급 약정의 효력을 하나의 공식으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약정을 맺게 된 동기와 경위, 문언, 약정으로 이루려던 목적, 채무가 계약서에 적힌 방식과 그 이행에서 투자자가 맡은 역할,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함께 보라고 했습니다. 그중 핵심은 지급하기로 한 돈의 성격입니다.
| 구분 | 위약벌 | 상장 실패 조건부 약정금 |
|---|---|---|
| 지급의 전제 | 대주주의 의무 위반 (채무불이행) | 기한 내 상장하지 못했다는 사실 |
| 이 사건 | 위약벌로 청구 귀책사유 인정 어려워 기각 | 대법원이 판단 기준으로만 제시 이 사건에서 따로 판단하지 않음 |
위약벌은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로 정하는 돈입니다.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은 위약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는 처분문서와 체결 경위, 주된 목적을 종합해 가리는 의사해석의 문제라고 했고, 위약벌은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해 감액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같은 조 제4항은 위약금 약정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합니다.
'상장하도록 해야 한다'는 조항을 노력 의무로 본 원심
원심은 제5.1조의 대주주 의무를 상장이라는 결과를 보장하는 채무가 아니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상장을 위해 노력할 채무로 보았습니다. 투자자 측이 낸 증거만으로는 대주주가 그 주의의무를 어겼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위약벌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이유 설명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하면서도, 회사가 상장하지 못한 데 대주주의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위약벌 청구를 기각한 결론은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위약벌이 채무불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상, 상장이 안 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취지입니다.
풋옵션 행사 요건도 한정적으로 해석되었습니다. 계약은 투자자와 사전 협의한 뒤 전략적 결정으로 상장 추진을 중단하는 경우를 행사 사유로 두었는데, 원심은 이를 상장 요건을 갖추고도 더 유리한 시점을 위해 협의를 거쳐 상장을 미룬 경우로 보았고, 대법원도 그 결론을 받아들였습니다.
투자계약서에서 미리 정해 둘 부분
이 판결은 상장 실패 시 지급 약정이 무효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 그 돈을 어떤 성격으로 약정했는지에 따라 투자자가 증명해야 할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위약벌로 다투면 대주주의 의무 위반과 귀책사유가 쟁점이 됩니다.
필자가 투자계약 상담을 하다 보면, 상장 조항과 풋옵션 조항, 위약벌 조항이 서로 다른 조에 흩어져 있어 어떤 경우에 돈을 받을 수 있는지 당사자마다 다르게 이해하는 경우를 봅니다. 지급 사유와 돈의 성격, 풋옵션 행사 요건을 구체적으로 적어 두고, 대주주라면 상장 준비 과정의 자료를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위약금 성격을 둘러싼 다른 쟁점은 3억 5천만 원짜리 위약금 특약이 기각된 이유에서 정리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상장 실패 시 지급 약정의 효력은 약정의 경위·문언·목적과 돈의 성격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둘째, 위약벌로 청구하면 대주주의 귀책사유가 있어야 하고, 이 사건에서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셋째, 계약서에 지급 사유와 돈의 성격을 구체적으로 적어 두는 것이 분쟁을 줄입니다.
상장 약정이나 풋옵션 분쟁을 앞두고 계신가요? 신주인수계약서, 주주 간 계약서, 상장 추진 경과 자료를 정리해 두시면 검토가 빠릅니다.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6다201223 판결 /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05조·제398조 [법률 제21454호, 시행 2026. 3. 17.]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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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흥준 로엘법무법인 변호사 서울 근무 / 민사·가맹 사건 담당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와 회사명은 적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대법원 판결은 투자자 측 상고를 기각한 것으로, 상장 실패만을 조건으로 한 약정금이었다면 어떻게 판단될지는 이 판결에서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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