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자가 파산했다면, 건물인도 소송은 누구에게
COLUMN · 민사 / 부동산
작성 2026. 10. 21. | 로엘법무법인 모형관 변호사
내 집에 사는 사람이 나가지 않아 인도 소송을 준비하는데, 그 사람이 이미 파산선고를 받았다면 소송은 누구를 상대로 내야 할까요. 상대방 이름으로 소장을 내면 될 것 같지만, 파산선고 뒤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2026. 5. 8. 이미 파산선고를 받은 점유자를 피고로 한 건물인도·부당이득 청구를 부적법하다며 각하했습니다. 판결의 기준과 소유자가 확인할 점을 정리합니다.
Q. 이미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을 상대로 건물인도 소송을 내면 어떻게 되나요? 파산재단에 관한 소송이라면 그 소는 부적법해 각하됩니다. 파산선고 뒤에는 재산의 관리·처분권이 파산관재인에게 넘어가고, 그 소송의 당사자도 파산관재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2026. 5. 8. 선고 2025다220617 판결은 파산선고 전부터 이어진 점유에 대한 인도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산재단에 관한 소송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집을 쓰던 아버지가 파산한 뒤 시작된 인도 소송
이 사건의 소유자는 2020년 아버지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부동산을 사들였고, 그 무렵부터 아버지와 그 사실혼 배우자가 그 집을 점유·사용해 왔습니다. 아버지는 2023년 2월 파산선고를 받았고, 소유자도 채권신고서를 내는 등 파산절차에 참가하고 있었습니다.
소유자는 2024년 퇴거를 요구한 뒤 두 사람을 상대로 집의 인도와 대신 낸 관리비, 사용이익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제1심과 원심은 파산 사실을 모른 채 심리를 마치고 소유자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지만, 대법원은 아버지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직접 소를 각하했습니다. 파산하지 않은 배우자에 대한 부분은 상고가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파산선고 뒤에는 파산관재인이 소송 당사자입니다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은 파산재단에 관한 소송에서 당사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이번 판결의 출발점입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채무자가 파산선고 당시 가진 모든 재산은 파산재단이 되고(제382조 제1항), 이를 관리·처분하는 권한은 파산관재인에게 있으며(제384조), 그 소송의 당사자도 파산관재인입니다(제359조).
그래서 대법원은 이미 파산선고를 받은 채무자를 피고로 삼은 소는 부적법해 각하해야 하고, 파산선고 당시 소송이 계속 중이었음을 전제로 한 소송수계신청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소를 먼저 냈더라도 소장이 상대방에게 송달되기 전에 파산선고가 났다면 마찬가지라는 것이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7다289828 판결의 입장입니다.
인도청구와 부당이득, 파산절차에서는 이렇게 나뉩니다
대법원은 파산선고 전부터 시작된 점유를 이유로 한 인도청구는 파산절차상 환취권의 행사이고,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발생 시기에 따라 파산채권 또는 재단채권의 행사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두 청구 모두 파산관재인을 상대로 한 파산재단에 관한 소송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소유자의 청구 | 파산절차에서의 성격과 행사 방법 |
|---|---|
| 집의 인도 | 환취권 — 파산선고의 영향을 받지 않음 (제407조, 상대방은 파산관재인) |
| 파산선고 전 부당이득 | 파산채권 — 파산절차로만 행사 (제423조·제424조) |
| 파산선고 후 부당이득 | 재단채권에 해당할 수 있음 — 수시 변제 (제473조 제5호·제475조) |
대법원은 점유 경과나 파산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파산관재인이 법원 허가를 받아 그 권리를 포기할 수 있다는 점(제492조 제12호)은 별개 문제로 남겨 두었습니다. 파산관재인이 권리를 포기한 경우까지 이번 판결이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반면 함께 살던 배우자는 파산하지 않았으므로 소송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원심은 배우자가 집을 인도하고 사용이익과 관리비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보면서도, 배우자가 대신 낸 매수대금 일부는 소유자가 돌려주어야 한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은 이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소송 전에 상대방의 파산 여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점유자를 상대로 인도 소송을 준비하는 소유자는 먼저 점유자가 파산선고를 받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소유자는 1·2심에서 청구가 일부 받아들여지고도 아버지에 대한 소가 각하되었고, 그 부분 소송비용까지 모두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파산선고가 확인되면 파산관재인을 상대로 해야 하고,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금전 청구는 파산절차 안에서 행사해야 합니다(제424조).
반대로 집주인이 파산한 임차인도 같은 구조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청구권은 파산채권으로서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행사할 수 없고(제423조·제424조),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주택임차인은 파산재단에 속하는 주택의 환가대금에서 보증금을 우선 변제받을 수 있습니다(제415조 제1항).
필자가 임대차 분쟁을 상담하다 보면, 상대방의 파산 사실을 소송이 한참 진행된 뒤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파산 후 채권자의 권리 행사는 사해행위취소에 이겼는데 채무자가 파산했다면에서, 일반적인 명도 절차는 월세 밀린 세입자, 명도의 출발점에서 다루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이미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을 피고로 한 파산재단에 관한 소는 각하되고 소송수계로도 살릴 수 없습니다. 둘째, 점유자가 파산했다면 인도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원칙적으로 파산관재인을 상대로 파산절차 안에서 다루어야 합니다. 셋째, 파산하지 않은 다른 점유자에 대한 청구는 그대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점유자가 파산한 집, 인도 소송을 준비하고 있나요? 등기사항증명서, 임대차·사용 관계 자료, 상대방의 파산 사건 정보를 정리해 두시면 검토가 빠릅니다.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 5. 8. 선고 2025다220617, 220618 판결 /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7다289828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59조·제382조·제384조·제407조·제415조·제423조·제424조·제473조·제475조·제492조 [시행 2026. 10. 2., 법률 제21490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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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에 기재된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와 부동산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제외했습니다. 원심과 제1심 판결 원문은 확인하지 못했고, 각하 이후 파산관재인을 상대로 한 권리 행사 경과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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