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면제 약정, 새 건물주에게도 주장할 수 있나

COLUMN · 상가임대차

작성 2026. 10. 16. | 로엘법무법인 이지우 변호사

상가건물이 경매나 매매로 새 주인에게 넘어가면, 새 건물주는 임차인에게 월세를 청구합니다. 이때 임차인이 전 건물주와 월세를 받지 않기로 약정했다며 각서를 내미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약정이 새 건물주에게도 효력이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대법원은 2026년 6월, 차임 면제 약정이 사업자등록 정정신고 등으로 공시되지 않았다면 임차인은 그 면제를 새 건물주에게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의 대항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이 판결로 정리합니다.

Q. 전 건물주와 월세 면제 약정을 했다면 새 건물주에게도 주장할 수 있나요?

면제 사실이 공시되지 않았다면 주장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6다201494 판결은 차임 면제처럼 임차인에게 유리한 변경이 사업자등록 정정신고로 상가건물 임대차 현황서에 기재되는 등 공시되지 않는 이상, 건물을 양수한 새 임대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원심을 파기환송한 것으로, 최종 결론은 환송심에서 정해집니다.

전 건물주가 써 준 '월세 면제 각서'

이 사건의 임차인은 2013년 4월 공장 등으로 쓰이는 건물 일부를 월 차임 40만 원에 빌려 인도받고, 그 건물을 사업장으로 사업자등록을 마쳤습니다. 같은 해 임차 면적을 넓히는 변경계약을 했고, 계약은 2년 단위로 갱신되었습니다.

그 뒤 당시 건물주 명의로 각서 두 통이 작성되었습니다. 2013년 8월 각서는 임차인에게 외상으로 산 기계 대금 잔액이 일정액으로 줄 때까지 월세를 그 대금 이자 일부로 대신하겠다는 내용이었고, 2018년 1월 각서는 채무를 갚지 못하고 있으니 임대료 없이 공장 권한을 맡긴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020년 9월 경매로 건물을 산 새 건물주가 임료를 청구했고, 원심은 차임이 면제되도록 계약이 바뀌었으므로 임차인이 새 건물주에게도 대항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 판단을 파기해 수원지방법원으로 환송했습니다.

사업자등록이 알려 주는 것은 임대차의 '내용'까지입니다

상가 임차인은 건물을 인도받고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게 대항력을 갖고, 건물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합니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제2항). 이 제3조는 대통령령이 정한 보증금액을 넘는 임대차에도 적용됩니다(같은 법 제2조 제3항).

대법원은 사업자등록을 임대차의 존재와 내용을 제3자가 알 수 있게 하는 공시방법으로 봅니다. 공시 효력이 있는지는 일반 사회통념상 그 등록으로 해당 건물 임대차의 존재와 내용을 알 수 있는지로 판단하며, 이 기준은 대법원 2016. 6. 9. 선고 2013다215676 판결에서도 제시되었습니다.

임차 사업자는 임대차계약서 사본을 붙여 사업자등록을 신청하고, 보증금·임차료·임대차기간 등이 바뀌면 지체 없이 정정신고서를 내야 합니다(「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11조 제3항, 제14조 제1항 제7호). 이해관계인은 관할 세무서장에게 변경된 차임 등이 적힌 서면의 열람·교부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4조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의3 제2항).

대법원이 차임 면제로 대항할 수 없다고 본 이유

대법원은 차임 면제처럼 임차인에게 유리하게 계약이 바뀌었더라도, 정정신고로 그 변경이 상가건물 임대차 현황서에 기재되는 등 공시되지 않는 이상 새 임대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법리를 밝혔습니다. 두 각서에 대한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대법원 판단
2013년 8월 각서차임 채권과 기계 대금 채권을 대등액에서 없애는 약정
임대차 내용 자체의 변경으로 보기 어려움
두 각서 전체차임 면제로 바뀌었다고 보더라도
공시되지 않았다면 새 건물주에게 대항 불가
원심의 잘못변경 사항이 공시되었는지 심리하지 않음
공시방법·대항력 법리 오해로 파기환송

이 결론은 앞선 2013다215676 판결과 같은 흐름입니다. 그 판결도 계약이 변경·갱신되었는데 정정신고를 하지 않아 공시된 내용과 실제 계약이 어긋난 경우, 공시된 내용을 기준으로 대항력을 따졌습니다. 새 건물주는 공시된 임대차를 인수할 뿐, 당사자끼리만 아는 유리한 약정까지 떠안지는 않는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임차인과 새 건물주가 각각 확인할 것

이 판결은 공시되지 않은 차임 면제를 새 건물주에게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지, 각서가 전 건물주와의 관계에서 무효라는 판단은 아닙니다. 또 이 사건에서 실제로 공시가 있었는지는 환송심에서 다시 심리됩니다.

임차인이라면 차임·보증금·기간이 바뀔 때마다 정정신고를 하고, 필요하면 변경된 계약서에 새 확정일자를 받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필자가 상가 임대차 상담을 하다 보면, 건물주와 사이가 좋을 때 구두나 메모로 월세를 깎아 두고 신고는 하지 않은 경우를 자주 봅니다. 건물이 넘어간 뒤에는 그 약정을 새 건물주에게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상가건물을 사거나 낙찰받으려는 쪽은 관할 세무서에서 임대차 현황서를 확인해 공시된 차임과 보증금을 파악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인수 뒤 차임이 밀릴 때 해지 요건은 상가 월세 3기 연체, 해지권은 바로 생깁니다에서 정리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상가 임차인의 대항력은 사업자등록으로 공시된 임대차 내용에 미칩니다. 둘째, 차임 면제 같은 유리한 변경도 정정신고 등으로 공시되지 않으면 새 건물주에게 주장할 수 없습니다. 셋째, 이 판결은 파기환송이어서 이 사건 임료 액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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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6다201494 판결 / 대법원 2016. 6. 9. 선고 2013다215676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제3조·제4조 [시행 2026. 5. 12., 법률 제21083호] /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제3조의3 — 국가법령정보센터
·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11조·제14조 [시행 2026. 4. 1., 대통령령 제36133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같은 날 발행 칼럼: 하청 근로자 사망, 발주자가 도급인이 되는 기준

이지우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구 근무)
이화여자대학교 ·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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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원심을 파기환송한 것으로, 차임 면제의 공시 여부와 임료 액수 등 최종 결론은 환송심에서 정해집니다. 당사자 신상과 건물 소재지 세부는 기재하지 않았으며,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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