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근로자 사망, 발주자가 도급인이 되는 기준

COLUMN · 산업안전·형사

작성 2026. 10. 16. | 로엘법무법인 김명희 변호사

공사를 맡긴 회사의 현장에서 하청 근로자가 숨졌다면, 공사를 발주한 회사도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으로 형사처벌을 받을까요?

대법원은 2026. 6. 25. 시공 능력과 안전관리 권한이 없는 발주 회사가 공정회의를 주관하고 작업허가를 승인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도급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로 건설공사발주자와 도급인을 가르는 기준을 정리합니다.

목차
01. 공사를 맡겼다고 모두 도급인은 아닙니다
02. 1심 무죄, 2심 유죄, 대법원은 다시 심리하라고 했습니다
03. 기준은 위험에 대한 실질적 지배·관리 권한입니다
04. 공정회의 주관·작업허가 승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05. 발주자와 시공사가 미리 점검할 것
자주 묻는 질문

01

공사를 맡겼다고 모두 도급인은 아닙니다

건설공사를 도급한 회사 가운데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회사만 도급인이고, 그렇지 않은 회사는 건설공사발주자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7호 단서와 제10호가 이 구분을 정하고 있습니다.

도급인은 제63조에 따라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해서도 안전조치 의무를 지고, 이를 어겨 근로자가 사망하면 제167조 제1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반면 건설공사발주자에게는 제67조의 별도 예방조치 의무가 있고, 그 위반은 제175조 제4항 제3호의 과태료 대상입니다.

02

1심 무죄, 2심 유죄, 대법원은 다시 심리하라고 했습니다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4도5902 판결은 발전소 설비 공사를 맡긴 회사를 도급인으로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이 사건은 시공사가 설치한 변압기를 시험하던 중 아크 폭발이 일어나 시공사 소속 근로자 1명이 숨지고 다른 작업자 3명이 다친 사고였습니다.

1심은 발주 회사를 건설공사발주자로 보아 무죄를, 원심(대전지방법원 2024. 4. 4. 선고 2022노2555 판결)은 도급인으로 보아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발주 회사와 그 임직원 부분을 대전지방법원에 돌려보냈고, 시공사·하도급사와 각 현장소장의 상고는 기각해 이 부분 유죄는 확정됐습니다.

03

기준은 위험에 대한 실질적 지배·관리 권한입니다

도급인인지는 공사 과정의 산업재해 위험요소를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할 권한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여기에 발주 회사가 실제로 행사한 영향력의 정도, 그 공사에 대한 전문성과 시공능력을 함께 따져 규범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 이래의 기준입니다.

구분2023도146742024도5902
공사와 본업시설 유지·보수가 주된 업무본업과 다른 일회성 건설
관여 정도설계·설계 변경까지 직접점검·조정·확인 수준
결론시공자격 없어도 도급인도급인으로 보기 어려움

04

공정회의 주관·작업허가 승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시공 자격과 전문인력이 없고 계약상 안전관리 권한도 없는 발주 회사가 점검·조정·확인을 했다는 사정만으로 도급인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2024도5902 판결의 핵심입니다. 대법원은 발주자가 책임을 우려해 공사 관여를 포기하면 오히려 재해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습니다.

대법원은 공정회의 주관과 안전작업허가서 승인을 여러 업체의 동선·일정 충돌을 막는 발주자 고유의 조정 활동으로, 부진 공정 만회 요구를 계약당사자의 정당한 이행 촉구로 보았습니다. 설계·시공·시운전을 시공사가 맡았고, 사고 설비가 인도 전이었으며, 발주 회사가 전력을 공급했다는 이유만으로 위험이 그 지배영역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근거였습니다.

05

발주자와 시공사가 미리 점검할 것

발주 회사라면 계약서에 안전관리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실제 지시가 공정 조정을 넘어 구체적 작업 방법에까지 이르렀는지를 자료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2023도14674 판결처럼 발주 회사가 공사를 실질적으로 주도했다면 시공 자격이 없어도 도급인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시공사와 하도급사의 책임은 그대로 남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이들의 유죄는 확정됐고, 발주 회사 직원들의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상 성립 여부는 발주자라는 전제에서 다시 심리하게 됐습니다.

형사 사건을 수행하다 보면, 사고 직후 발주 회사 담당자들이 자신이 법률상 어떤 지위인지 모른 채 조사에 응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책임 구분은 현장소장과 경영책임자 칼럼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Q. 하청 근로자가 사망하면 공사를 맡긴 발주자도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처벌받나요?

발주자가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도급인에 해당할 때만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집니다. 그렇지 않은 건설공사발주자는 이 형사책임을 지지 않고, 제67조의 예방조치 의무 위반 시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

Q. 발주자가 공정회의를 주관하고 작업허가서를 승인했다면 도급인이 되나요?

그것만으로 도급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 2024도5902 판결은 이런 활동을 발주자 고유의 조정 활동으로 보고, 위험요소에 대한 실질적 지배·관리 권한과 전문성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Q. 시공 면허가 없는 발주자는 항상 도급인 책임에서 벗어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3도14674 판결은 시설 유지·보수를 주된 업무로 하며 공사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발주 회사를 시공자격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도급인으로 보았습니다.

현장 사망사고로 조사를 앞두고 계신가요?

계약서와 공정·작업허가 자료를 정리해 오시면 도급인 해당 여부와 대응 방향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상담 →   형사 안내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4도5902 판결,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제63조·제67조·제167조·제175조 [법률 제21853호, 시행 2026. 7. 7.], 「형법」 제268조 [법률 제22007호, 시행 2026. 10. 2.] — 국가법령정보센터
· 관련: 현장소장과 경영책임자, 책임이 갈리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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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로엘법무법인 대표변호사
마약·형사 사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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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조문은 2026. 10. 16.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본으로 대조했습니다. 2024도5902 사건 중 발주 회사와 그 임직원 부분은 파기환송되어 아직 결론이 확정되지 않았고, 시공사·하도급사 부분은 상고기각으로 확정됐습니다. 통계는 싣지 않았습니다. 도급인 해당 여부는 계약 내용과 실제 관여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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