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사고, 원장의 업무상과실을 본 대법원

COLUMN · 형사

작성 2026. 10. 15. | 로엘법무법인 안수진 변호사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다치면 보호자는 그 자리에 있던 교사뿐 아니라 원장에게도 책임을 묻고 싶어집니다. 원장 입장에서는 사고 현장에 없었는데 형사 책임까지 지는지가 가장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대법원은 2026년 7월, 입소 상담 중이던 1세 아이가 크게 다친 사건에서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을 파기했습니다. 원장의 주의의무가 어디서 나오고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이 판결로 정리합니다.

Q.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다치면 현장에 없던 원장도 업무상과실치상죄 책임을 지나요?

원장도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6도1036 판결은 어린이집 원장이 직접 또는 보육교사를 지도·감독해 영유아의 안전을 지킬 업무상 주의의무를 진다고 보고, 입소 상담 중 아이를 넘겨받고도 맡을 교사를 정하지 않은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파기환송이어서 최종 유무죄는 환송심에서 정해집니다.

입소 상담 중 25분 동안 혼자 있던 아이

판결문에 따르면 2023년 5월, 한 보호자가 1세 아들의 입소 상담을 위해 어린이집 원장실을 찾았습니다. 아이가 자꾸 밖으로 나가려 하자 원장은 아이를 데리고 나와, 거실에서 수업 중이던 교사들에게 "아이 좀 봐주세요."라고만 말하고 상담을 이어 갔습니다.

아이는 약 25분 동안 혼자 어린이집 안을 돌아다니다 잠기지 않은 조리실에 들어갔습니다. 조리실 바닥에 놓여 있던 뜨거운 국 냄비 근처에서 넘어져 냄비에 빠졌고, 신체 표면의 40~49%에 열탕 화상을 입었습니다. 검찰은 원장과 함께, 냄비를 바닥에 둔 조리사와 조리실 문을 잠그지 않은 보육교사에게도 과실이 있다며 세 사람을 기소했습니다.

원장에 대한 판단은 세 번 갈렸습니다. 1심은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고, 대전지방법원 항소심은 무죄로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를 받아들여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으로 환송했습니다.

원장의 주의의무는 법에서 나옵니다

어린이집 원장의 안전 관리 의무는 「영유아보육법」에 근거를 둡니다. 제18조 제1항은 원장이 어린이집을 총괄하고 보육교사 등 직원을 지도·감독한다고 정하고, 제18조의2 제2항은 원장을 포함한 보육교직원이 영유아의 생명·안전보호와 위험방지를 위해 주의의무를 다하도록 정합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들을 근거로, 원장은 직접 또는 교사를 지도·감독하는 방식으로 영유아 안전에 필요한 조치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진다고 밝혔습니다. 판결은 사고 당시의 구법을 적용했지만, 두 조항의 취지는 현행법에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 의무를 게을리해 아이가 다치면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상죄가 문제 되며, 법정형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도20371 판결에 따르면 업무상과실은 업무상 지위에 비추어 요구되는 주의를 게을리해 결과를 예견하거나 피하지 못한 경우를 말합니다.

항소심과 대법원이 갈린 세 지점

항소심과 대법원은 아이가 보호대상인지, 원장이 무엇을 했어야 하는지, 사고와 연결되는지를 다르게 보았습니다.

쟁점항소심(무죄)대법원(파기환송)
보호대상입소 절차가 끝나지 않은 아이보호자에게서 넘겨받은 순간
보호의무를 실질적으로 인수
주의의무교사를 미리 지정할 의무 없음1세 아이이므로 특정 교사를
지정하는 등 실효적 관찰 조치
인과관계직접 원인은 조리사·교사
평소 안전교육도 실시
다른 직원 과실이 겹쳐도
인과관계는 끊기지 않음

대법원이 제시한 보호대상의 기준은 입소 여부라는 형식이 아니라, 어린이집이 그 아이에 대한 보호의무를 실질적으로 넘겨받았는지입니다. 원장이 상담 중 아이를 보호자에게서 떼어 데리고 나온 이상, 적어도 어린이집 보육 공간 안에서는 보호를 맡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필요한 조치의 범위는 아이의 나이와 발육상태를 함께 보아 정합니다. 대법원은 1세 아이를 거실로 내보내면서 수업 중인 교사들에게 한마디 건넨 것만으로는 부족했고, 실제로 누구도 아이를 지켜보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른 직원의 과실이 겹쳐도 남는 책임

이 사건에서 사고의 직접 계기는 조리실 문과 국 냄비였습니다. 그런데도 대법원은 원장의 의무 위반으로 사고가 났다고 인정되는 이상, 조리사와 교사의 과실이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원장 과실과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가 끊어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반대로 결과만으로 과실을 추정하지는 않습니다. 앞의 2024도20371 판결은 장애아동이 치료 중 다친 사건에서, 과실과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유죄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어린이집 사고도 원장이 무엇을 했어야 했는지가 구체적으로 다투어집니다.

필자가 학교·보육 현장의 자문을 하다 보면, 안전교육 자료는 갖춰 두었지만 낯선 아이를 누구에게 맡겼는지는 기록이 없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상담·견학·적응 기간처럼 담당 교사가 정해지기 전의 아이를 맡을 사람을 지정하고 인계 사실을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돌봄 중 잠깐 자리를 비운 사고는 치매 환자를 혼자 둔 간병인, 금고형이 선고된 이유에서도 다뤘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원장은 직접 또는 교사 지도·감독으로 영유아 안전을 지킬 업무상 주의의무를 집니다. 둘째, 보호대상 여부는 입소가 아니라 보호의무를 실질적으로 넘겨받았는지로 봅니다. 셋째, 이 판결은 파기환송이어서 원장의 최종 유무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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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6도1036 판결 / 대전지방법원 2025. 12. 23. 선고 2024노4354 판결 / 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도20371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영유아보육법」 제18조·제18조의2 [법률 제21657호, 시행 2026. 5. 19.] / 「형법」 제268조 [법률 제22007호, 시행 2026. 10. 2.]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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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진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
서울 근무 / 서울 행당중학교 자문변호사 · 교육권보호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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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항소심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습니다. 인용한 대법원 판결은 무죄 원심을 파기환송한 것으로, 원장의 유무죄와 형은 환송심에서 정해집니다. 조리사·보육교사에 대한 재판 결과는 판결문에 나오지 않아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당사자와 어린이집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기재하지 않았으며,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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