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방해하겠다며 받은 돈, 공갈죄 징역 2년
COLUMN · 형사
작성 2026. 10. 8. | 로엘법무법인 민우기 변호사
공사 현장에서는 지역 협의나 보상 명목으로 돈을 요구받는 일이 생깁니다. 그런데 돈을 내지 않으면 공사를 막겠다는 뜻이 담기면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창원지방법원은 공사업체들에 민원과 공사 중단을 내세워 돈을 받아낸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판결로 공사 방해 공갈죄의 성립 기준과 보상·관행 주장의 한계를 정리합니다.
Q. 공사를 방해하거나 민원을 넣겠다며 공사업체에서 발전기금을 받으면 공갈죄가 되나요? 지위나 영향력을 내세워 돈을 내지 않으면 공사에 지장이 생길 것처럼 알리고 돈을 받으면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50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2명 이상이 공동으로 범하면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창원지방법원 2026. 9. 22. 선고 2023고단2088 등 판결은 이런 방식으로 발전기금을 받은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며, 1심이고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발전기금과 장비 사용료로 3억 원대를 받아낸 사건
창원지방법원이 2026. 10. 6. 「우리법원 주요판결」로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항만 매립 공사 현장 인근 어촌계의 대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여러 공사업체에 발전기금이나 접안비 명목의 돈을 요구했습니다. 그는 돈을 내지 않으면 공사를 할 수 없다거나 사진을 찍어 민원을 넣겠다는 취지로 말했고, 업체들은 어촌계 계좌로 수백만~1,500만 원씩 보냈습니다.
어촌계 대표와 장비업체 대표 등은 그 회사 장비를 쓰지 않으면 공사가 어렵다는 취지로 압박해, 시세보다 높은 단가로 3억 4,385만여 원의 장비 사용료를 받았습니다. 8,000만 원 요구는 상대가 거절하고 신고해 미수에 그쳤습니다. 법원은 어촌계 대표에게 징역 2년, 장비업체 대표에게 징역 1년 4개월, 계원 2명에게 각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판결은 1심이며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공갈죄의 협박은 노골적일 필요가 없다
공갈죄의 협박은 명시적인 위협이 아니어도 상대가 겁을 먹을 만한 불이익을 인식하게 하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도709 판결은 직업이나 지위에서 나오는 불법한 위세를 이용해 돈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올 것이라는 걱정을 일으키는 것도 해악의 고지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은 고지한 내용 자체가 위법하지 않더라도 해악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창원 사건에서 법원은 어촌계 대표가 발전기금 지급을 공사의 정상 진행과 결부한 것은 지역 관행을 설명한 수준을 넘는 협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업체가 금액을 깎는 협상을 했어도 자발적 지급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8,000만 원 요구 건은 상대가 크게 겁먹지 않았더라도 겁을 줄 만한 해악을 알린 이상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아 「형법」 제352조의 공갈미수를 인정했습니다.
보상이나 관행이었다는 주장은 어디까지 통하나
받을 권리가 있는 돈이라도 요구하는 수단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으면 공갈죄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도2422 판결은 그 경계를 추구한 목적과 선택한 수단을 함께 놓고 판단하라고 했습니다. 창원 판결의 명목별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 요구 명목 | 법원 판단 |
|---|---|
| 발전기금(합의서) | 공사 협조·민원 부제기와 맞바꾼 돈, 자발적 지급 아님 |
| 시설물 사용료 | 징수 권한·법적 근거 없음, 실제 성격을 감춘 명목 |
| 접안·계류비 | 무상 계류시설·공유수면이라 요구할 근거 없음 |
| 장비 사용료 | 강요로 맺은 계약 체결 자체가 재산상 처분행위 |
이 지역에는 이미 어업피해 보상금이 지급됐고, 법원은 사전 협의 관행이 있었더라도 요구 방식이 정당한 협의는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민원이나 방해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경우에도 지위와 반복된 요구를 종합해 묵시적인 해악의 고지를 인정했습니다.
함께 있었다고 모두 공동공갈은 아니다
공동공갈로 가중처벌하려면 두 사람 이상이 같은 장소, 같은 기회에 서로의 행위를 알고 이용했어야 합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제3호는 공동으로 공갈한 사람의 형을 2분의 1까지 가중합니다.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6355 판결은 공동폭행에서 이런 요건을 밝혔고, 창원지방법원은 이 법리를 공동공갈에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그래서 단체대화방에서 공사 정보를 공유한 사정만으로 포괄적 공모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장비업체 대표의 일부 공동공갈과 두 대표의 장비 배차 공동강요 부분은 무죄였고, 일부 공동공갈은 단독 공갈로 낮춰 인정됐습니다. 양형에서는 장비 사용료에 실제 장비 대가가 포함된 점 등이 유리하게, 손해액이 3억 원을 넘고 범행이 반복된 점이 불리하게 고려됐습니다.
필자가 이런 사건을 상담하면 관행이었다거나 합의서를 썼다는 설명을 자주 듣습니다. 그러나 재판에서는 서류의 이름보다 돈을 요구할 때 무엇과 결부했는지가 먼저 검토되므로, 요구받는 업체라면 당시 발언과 경위를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지위나 영향력을 내세워 돈 지급을 공사 진행과 결부하면 공갈죄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보상·관행이나 합의서 형식만으로는 정당한 권리행사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셋째, 공동공갈은 현장에서의 공동 실행이 필요하며, 창원지방법원 판결은 1심으로 확정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금전 요구를 받았거나 보상 협의 과정이 문제 된다면 상담해 보시기 바랍니다. |
참고자료
· 창원지방법원 2026. 9. 22. 선고 2023고단2088, 2023고단2219(병합), 2024고단554(병합) 판결 — 창원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2026. 10. 6. 게시)
· 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도709 판결 /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 /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도2422 판결 /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6355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50조·제352조 [법률 제22007호, 시행 2026. 10. 2.] /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법률 제22005호, 시행 2026. 10. 2.]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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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창원지방법원이 공개한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업체·단체와 공사 현장의 명칭은 적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사건은 1심 판결이고 항소·확정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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