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버린 담배꽁초로 난 불, 고용주도 배상
COLUMN · 민사
작성 2026. 10. 8. | 로엘법무법인 김지혜 변호사
직원이 거래처에 배달을 마치고 피운 담배 한 개비로 거래처 건물이 탔다면, 고용한 사장도 배상해야 할까요. 직원 개인의 부주의로 보기 쉽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이 글은 배달 직원의 담배꽁초 화재에 관한 전주지방법원 판결로 직원 화재 사용자책임의 기준과 배상액이 줄어드는 구조를 정리합니다.
Q. 직원이 배달을 마치고 피운 담배꽁초로 불이 났다면 고용주도 손해배상 책임을 지나요? 직원의 행위가 외형상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면 고용주도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주지방법원 2026. 7. 16. 선고 2024가합3526 판결은 배달 업무 후 복귀 전 흡연을 사무집행에 관한 행위로 보고 직원과 고용주가 공동으로 배상하라고 했습니다. 이 판결은 1심이며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쌀 배달을 마치고 피운 담배가 영업소를 태웠습니다
전주지방법원이 2026. 8. 10. 「우리법원 주요판결」로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정미소의 배달 직원은 2023년 8월 전주의 한 식자재 영업소에 쌀을 배달하고 안에서 담배를 피운 뒤 떠났습니다. 법원은 그가 출입구 앞 종이박스 더미 쪽에 꽁초를 버린 것으로 인정했고, 그곳에서 몇 분 만에 불이 나 샌드위치 패널 건물인 영업소를 태웠습니다.
직원과 고용주는 햇빛이 비닐에 모여 생긴 자연발화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CCTV와 소방·경찰의 감식 결과를 근거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직원과 정미소 운영자가 공동하여 2억 7,268만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판결은 1심이며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담배를 피운 것도 '사무집행에 관하여'로 본 이유
직원의 잘못이 업무 그 자체가 아니어도 업무와 이어져 있으면 고용주가 책임질 수 있습니다. 「민법」 제756조 제1항은 직원이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끼친 손해를 사용자가 배상하도록 정합니다. 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은 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업활동과 관련되어 보이면 행위자의 속마음과 관계없이 이 요건을 인정하고, 사업과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해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생긴 행위도 포함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전주 사건에서 법원은 직원이 배달 업무를 하고 복귀하기 전에 흡연한 점을 중시했습니다. 법원은 이 흡연을 객관적·규범적으로 정미소의 사무집행에 관한 행위로 보았고, 단순 일탈이라는 피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같은 조항은 선임·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다한 경우의 면책 단서와 사용자의 직원에 대한 구상권(제3항)도 두고 있으나, 이 판결문에는 면책 판단이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형사재판이 끝나지 않아도 민사 책임은 따로 판단합니다
형사 유죄가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민사법원은 독자적으로 화재 원인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직원은 실화죄로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고 항소해, 민사 판결 당시 항소심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민사법원은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1도1833 판결을 참조해, 형사재판은 인과관계에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을 요구하므로 민사와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담배꽁초를 버린 사람의 주의의무는 형사재판에서도 인정됩니다. 대법원 2023. 3. 9. 선고 2022도16120 판결은 꽁초를 던지고 자리를 뜬 뒤 불이 난 사안에서, 불씨를 확인해 없앨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과실을 인정한 원심을 수긍했습니다. 「형법」 제170조는 실화를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필자가 형사사건을 맡다 보면 실화죄 벌금이 나오면 사건이 끝났다고 여기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벌금은 국가에 내는 형벌이고,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은 이 사건처럼 별도의 민사소송에서 다시 다투어집니다.
배상액은 실화책임법과 보험금 법리로 다시 계산됐습니다
중대한 과실이 아닌 실화라면 배상액이 법원 판단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 제3조는 배상의무자가 경감을 청구하면 법원이 화재 원인과 규모, 피해 확대 원인, 당사자의 경제상태 등을 고려해 배상액을 줄일 수 있게 합니다. 법원은 직원의 과실이 무겁지만 중대한 과실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고, 출입구에 방치된 종이박스와 흡연 장소 관리 미흡 등 피해자 측 사정까지 함께 고려해 책임을 60%로 제한했습니다.
| 구분 | 판결 내용 |
|---|---|
| 청구 금액 | 5억 3,816만여 원(받은 보험금 공제 후) |
| 재고 손해 | 2개월분 주장 중 1개월분만 인정 |
| 책임 제한 | 인정 손해의 60% |
| 인용 금액 | 272,689,970원(직원·고용주 공동) |
화재보험금을 받았다고 가해자에게 청구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4다46211 전원합의체 판결은 손해보험금을 가해자의 배상액에서 빼지 않고, 보험금으로 메워지지 않은 손해를 제한된 배상책임 범위에서 청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전주 사건도 받은 보험금을 더한 전체 손해를 기준으로 계산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직원이 업무 중이나 복귀 전에 낸 화재는 고용주의 사용자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중대한 과실이 아니면 실화책임법에 따른 경감이 가능하고, 보험금을 받았어도 남은 손해는 청구할 수 있습니다. 셋째, 전주지방법원 판결은 1심으로 확정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직원이 낸 사고로 배상 청구를 받았거나 화재 피해 배상을 검토 중이라면 상담해 보시기 바랍니다. |
참고자료
· 전주지방법원 2026. 7. 16. 선고 2024가합3526 판결 — 전주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2026. 8. 10. 게시)
· 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 / 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4다46211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1도1833 판결 / 대법원 2023. 3. 9. 선고 2022도16120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750조·제756조 [법률 제21454호, 시행 2026. 3. 17.] /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 제3조 [법률 제9648호, 시행 2009. 5. 8.] / 「형법」 제170조 [법률 제22007호, 시행 2026. 10. 2.]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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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전주지방법원이 공개한 비실명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와 상호는 적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사건은 1심 판결이고 항소·확정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관련 형사사건도 민사 판결 당시 항소심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대법원 2016다202947·2021도1833 판결은 다른 유형의 사안에서 나온 법리입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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