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으로 36억을 옮긴 대가

COLUMN · 형사

작성 2026. 9. 1. | 로엘법무법인 강지운 변호사

해외에 있는 지인이나 거래처의 돈을 대신 받아 국내에서 현금으로 건네주는 일을 두고 "내 돈이 아니니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행위에는 별도의 등록 의무가 붙어 있고, 등록 없이 반복하면 그 자체가 범죄가 됩니다.

부산지방법원이 「우리법원 주요판결」로 2026년 8월 4일 공개한 사건은 그 구조를 코인 거래의 형태로 보여 줍니다. 이 글은 그 판결 요지와 조문을 기준으로 어디서부터 무등록 외국환업무가 되는지 정리한 것입니다.

Q. 코인으로 해외 대금을 받아 국내에서 현금으로 바꿔 주면 무슨 죄가 되나요?

등록 없이 이를 업으로 했다면 「외국환거래법」 위반이 됩니다. 같은 법 제3조 제1항 제16호 나목은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추심 및 수령을 외국환업무로 정하고, 제8조 제1항과 제3항은 이를 업으로 하려면 미리 등록하도록 정합니다. 등록 없이 외국환업무를 한 사람은 제27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목적물 가액의 3배가 3억원을 넘으면 벌금 상한이 그 3배까지 올라갑니다.

부산지방법원이 공개한 사건

부산지방법원의 공개 자료에 따르면, 피고인은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대만 고객들의 물품구매대금을 대만의 가상화폐거래소에서 가상화폐로 사들인 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지갑으로 보내 매각하는 방법으로 현금화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2021년 4월부터 2024년 5월까지 678회에 걸쳐 합계 약 36억 원을 국내로 들여오는 영수 대행을 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법원은 외국환거래법위반죄를 인정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불리한 사정으로는 범행 횟수가 많고 거래 규모가 크며 외국환거래의 투명성을 훼손했다는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는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수사에 협조한 점을 들었습니다.

이 판결은 법원이 공개한 제1심 판결이며, 항소 여부와 확정 여부는 공개 자료에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돈이 국경을 넘지 않아도 성립합니다

이른바 환치기로 불리는 유형의 핵심은 국내와 국외에서 각각 돈이 오갈 뿐 계좌 사이에 국경을 넘는 송금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처벌되는 이유는 「외국환거래법」이 금지하는 대상이 송금 자체가 아니라 등록 없이 지급·수령 업무를 업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4도12420 판결은 등록하지 않고 외국환업무를 업으로 한 사람을 처벌하는 취지를, 등록된 기관이 외국환업무를 독점적으로 취급하게 함으로써 자금의 흐름을 살피고 관리·감독하여 법령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업으로 하였는지는 행위의 경위와 목적, 규모와 횟수, 기간, 영업성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 2016. 8. 29. 선고 2014도14364 판결은 이 죄가 등록 없이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추심·수령 업무를 영위하거나 그에 직접 필요하고 밀접하게 관련된 부대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등록된 환전영업자의 업무만 했다고 다투는 경우에는 실제 업무의 모습을 통상적인 환전영업과 비교해 판단한다고도 했습니다. 실무에서 다툼이 벌어지는 자리도 대개 여기, 즉 한두 번의 호의였는지 영업이었는지입니다.

벌금보다 무거운 것은 몰수와 추징입니다

법정형만 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억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실제 부담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제27조의2 제1항 단서는 목적물 가액의 3배가 3억원을 넘으면 벌금을 그 3배 이하로 정할 수 있게 했고, 같은 조 제2항은 징역과 벌금의 병과를 허용합니다.

여기에 제30조의 몰수·추징이 더해집니다. 대법원 2023. 4. 21.자 2023모176 결정은 무등록 외국환업무의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억원 이하의 벌금이어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중대범죄에 해당하므로, 범죄수익의 추징뿐 아니라 재산의 처분을 금지하는 추징보전명령까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조문내용
제8조 제1항·제3항외국환업무를 업으로 하려면
미리 재정경제부장관에게 등록
제27조의2 제1항 제1호3년 이하 징역 또는 3억원 이하 벌금
(가액 3배가 3억원 초과 시 그 3배 이하)
제27조의2 제2항징역과 벌금의 병과 가능
제30조취득한 외국환·내국지급수단 등 몰수
몰수 불가 시 가액 추징

12월 3일부터 가상자산이 몰수 대상에 들어갑니다

현행 제30조는 몰수 대상을 외국환, 증권, 귀금속, 부동산과 내국지급수단으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2026년 6월 2일 공포된 개정 법률(법률 제21714호)은 이 목록에 가상자산을 추가했고, 2026년 12월 3일부터 시행됩니다. 코인 형태로 남은 이익도 조문상 몰수·추징의 대상으로 명시되는 것입니다.

같은 개정은 등록 대상 업무를 정한 제8조 제3항 제2호를 전자적 방법에 의한 지급·수령·결제를 포괄하는 문언으로 다시 썼습니다. 다만 제27조의2의 법정형 자체는 이번 개정으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확인할 것

먼저 볼 것은 횟수와 기간, 그리고 대가를 받았는지입니다. 앞의 두 판결이 제시한 기준이 경위·목적·규모·횟수·기간·영업성이므로, 같은 금액이라도 한 번의 심부름인지 3년에 걸친 678회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그다음은 자금의 성격으로, 물품대금인지 다른 범죄의 수익인지에 따라 적용 법률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고 계신가요?

거래 횟수와 기간, 대가의 유무, 자금의 성격을 정리해 두시면 등록 대상 업무에 해당하는지부터 판단이 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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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부산지방법원 2026. 6. 2. 선고 2026고단104 판결 (「우리법원 주요판결」 2026. 8. 4. 게시) — 부산지방법원
· 「외국환거래법」 제3조·제8조·제27조의2·제30조 [시행 2026. 1. 2., 법률 제21065호], 제8조·제30조 [시행 2026. 12. 3., 법률 제21714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4도12420 판결, 2016. 8. 29. 선고 2014도14364 판결, 2023. 4. 21.자 2023모176 결정 — 종합법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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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운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부산분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부산대학교 법학과 ·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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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인용한 부산지방법원 2026고단104 판결은 법원이 공개한 제1심 판결로, 항소 여부와 확정 여부는 공개 자료에 나타나지 않아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당사자의 식별 정보는 법원의 공개 범위에 따라 기재하지 않았으며, 이 사건의 몰수·추징 선고 여부도 공개 자료에 없어 다루지 않았습니다. 무등록 외국환업무 사건의 처리 통계와 등록 요건의 구체적 수치는 원문을 확인하지 못해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유형이라도 거래의 경위와 규모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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