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안에서의 소란, 벌금 1,000만 원
COLUMN · 형사
작성 2026. 8. 31. | 로엘법무법인 강연경 변호사
비행기 안에서 목소리를 높인 일이 형사사건이 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다툼의 상대가 승무원이고, 장소가 문이 닫힌 항공기 안이면 적용되는 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인천지방법원이 「우리법원 주요판결」로 2026년 8월 28일 공개한 2025고정 사건 판결은 그 구조를 한 장에 보여 줍니다. 이 글은 법원이 공개한 비실명 처리본과 판결문을 기준으로, 기내 소란행위에 어떤 조문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Q. 항공기 안에서 소란을 피우면 어떤 처벌을 받나요? 「항공보안법」은 운항 중인 항공기 안에서 폭언·고성방가 등 소란행위를 한 사람을 제50조 제3항 제2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같은 행위라도 계류 중인 항공기에서 한 경우에는 제50조 제6항 제1호가 적용되어 2천만원 이하의 벌금만 정해져 있습니다. 여기에 승무원을 때린 사실이 더해지면 폭행죄가 별도로 성립합니다. |
무슨 일이 있었나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국외에서 인천으로 운항 중이던 여객기의 비상구 좌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비상구 좌석 승객에게 숙지사항을 안내하려고 다가온 승무원이 좌석을 바꿔 앉은 것인지 묻자, 피고인은 지상직 직원의 잘못이라고 항의하며 언성을 높였습니다.
이어 비상 대응 요령을 설명하려는 승무원에게 고함을 질렀고, 안내 책자를 들고 있던 승무원의 손등을 손으로 한 차례 내려친 뒤 욕설을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인천지방법원은 이 행위에 대하여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고,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정했습니다.
적용된 조문은 두 개였습니다
법원이 적용한 조문은 「항공보안법」 제50조 제3항 제2호, 제23조 제1항 제1호와 「형법」 제260조 제1항입니다. 앞의 것이 기내 소란행위이고, 뒤의 것이 폭행입니다. 두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가중되었습니다.
눈여겨볼 것은 손등을 때린 행위에 「항공보안법」의 폭행죄가 아니라 「형법」의 폭행죄가 적용되었다는 점입니다. 「항공보안법」 제46조 제2항은 항공기 내 폭행을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정하고 있지만, 그 전제인 제23조 제2항은 항공기의 보안이나 운항을 저해하는 폭행일 것을 요구합니다. 그 정도에 이르지 않는 폭행은 일반 형법으로 의율됩니다. 어느 조문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벌금형을 선택할 수 있는지부터 달라집니다.
"운항 중"인지가 형을 가릅니다
「항공보안법」 제2조 제1호는 "운항중"을 승객이 탑승한 후 항공기의 모든 문이 닫힌 때부터 내리기 위하여 문을 열 때까지로 정의합니다. 비행기가 하늘에 떠 있는 동안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문이 닫힌 이후의 지상 이동 시간도 포함된다는 뜻입니다.
| 행위 | 운항 중인 항공기 | 계류 중인 항공기 |
|---|---|---|
| 폭언·고성방가 등 소란 |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 2천만원 이하 벌금 |
| 음주·약물로 타인에게 위해를 주는 행위 |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 2천만원 이하 벌금 |
| 기장 등의 업무를 위계·위력으로 방해 | 제49조 제1항 —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 |
| 기장 등의 정당한 지시 불이행 | 제49조 제2항 제2호 —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 |
한편 대법원은 「항공보안법」 제42조의 '항로'에 관하여, 승객이 탑승한 후 문이 닫힌 때부터 문을 열 때까지 항공기가 지상에서 이동하는 경로는 항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7. 12. 21. 선고 2015도8335 판결). '운항중'의 시간적 범위와 '항로'의 의미가 같지 않다는 점을 보여 주는 판결입니다.
정식재판을 청구했는데 벌금이 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양형 이유입니다. 판결문은 약식명령의 벌금형보다 무거운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약식명령을 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이라는 뜻입니다.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금지되는 것은 형의 종류를 올리는 것입니다. 벌금형을 벌금형으로 유지하면서 액수를 올리는 것은 막혀 있지 않고,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적으면 됩니다.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최소한 손해는 없다는 생각은 조문과 맞지 않습니다.
일반 승객에게 주는 시사점
판결문에 나타난 피고인의 주장 가운데 하나는 항공사 직원이 「항공보안법」 제23조 제6항에 따른 경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제23조 제6항은 기장 등이 소란행위 등을 사전에 방지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정한 조항입니다. 승무원 측의 노력 의무를 정한 규정이지, 승객의 처벌을 면하게 하는 요건이 아닙니다. 법원은 이 주장을 책임 회피로 보아 양형에서 불리하게 고려했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기내 사건은 좁은 공간에서 짧은 시간에 벌어지는데도 증거가 많이 남습니다. 승무원의 진술, 다른 승객의 목격, 기내 보고서가 함께 제출되기 때문입니다. 인천공항을 오가는 노선에서 발생한 사건은 인천지방법원이 관할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사 단계에서부터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기내 사건으로 조사를 받게 되셨나요? 문이 닫힌 시점, 승무원과의 대화 경위, 신체 접촉의 정도를 정리해 두시면 적용 조문이 먼저 가려집니다. |
참고자료
· 「항공보안법」 제2조·제23조·제46조·제49조·제50조 [시행 2026. 2. 27., 법률 제21414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형법」 제37조·제260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7. 12. 21. 선고 2015도8335 판결 — 종합법률정보
· 인천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 2026. 8. 28. 게시분 — 인천지방법원
· 폭행과 상해가 갈리는 지점: 쌍방폭행과 정당방위
· 같은 날 발행 칼럼: 임시조치를 어기면 무엇이 오는가
| 강연경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 인천분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이혼 전문 변호사 · 청주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역임 · 인천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인천지방법원이 「우리법원 주요판결」로 공개한 비실명 처리본과 첨부 판결문에 따른 것이며, 당사자·항공사·노선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담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제1심이고 확정 여부는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적용 조문과 형의 정도는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관련 구성원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상세한 내용은 아래의 문의를 통해 전달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