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자가 수술에 참여했다면, 건보 사기일까

COLUMN · 형사 / 의료

작성 2026. 11. 2. | 로엘법무법인 박은석 변호사

수술실에서 의사 옆에 선 사람이 의료인이 아니었다면, 병원이 그 수술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것은 문제가 될까요. 수술의 핵심은 의사가 했고 그 사람은 도구를 잡아준 정도였다면 결론이 달라질까요.

대법원은 2026년 10월,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사와 함께 수술을 한 사실을 숨기고 요양급여비용을 받았다면 그 수술 부분은 사기죄가 된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이 판결로 사기가 되는 근거와 범위를 정리합니다.

Q.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사와 함께 수술을 했는데 병원이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다면 사기죄가 되나요?

그 수술 부분에 대해서는 사기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입니다. 대법원 2026. 10. 1. 선고 2024도19179 판결은 비의료인이 의료인과 함께 의료행위를 한 경우 병원은 그 부분 요양급여비용을 적법하게 받을 자격이 없고, 이를 숨기고 청구하면 기망행위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수술 외의 입원비·약제비·검사비까지 사기가 되지는 않는다고 범위를 한정했습니다.

인공관절 수술에 참여한 비의료인, 어떤 사건이었나

판결문에 따르면 병원 원장인 의사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인공 고관절 수술 등을 의사 혼자 한 것처럼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해, 23회에 걸쳐 약 9,500만 원의 요양급여비용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검사는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수술의 주요 부분까지 맡았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원심이 인정한 비의료인의 역할은 수술 부위를 벌리는 도구(리트렉터)나 인공관절을 박을 때 쓰는 도구(임팩터)를 잡아주는 정도였습니다. 원심은 이런 극히 일부의 진료보조만으로는 원장에게 요양급여비용을 가로챌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쟁점원심대법원
비의료인의 참여극히 일부의 진료보조의료인과 함께 한 수술
요양급여비용 받을 자격 없음
숨기고 한 청구편취 고의 증명 부족기망행위·고의 인정
사기의 범위무죄수술 부분만
입원비·약제비·검사비 제외
결론무죄원장 부분 파기환송
(서울중앙지방법원)

함께 수술했다면 그 부분 요양급여비용은 받을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려면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이어야 할 뿐 아니라, 개별 진료행위도 의료법상 적법한 의료행위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는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을 요양기관으로 정하고, 제47조 제1항은 요양기관이 공단에 비용을 청구하도록 합니다. 「의료법」 제27조 제1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의료기관에서 비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했다면 그 의료기관은 요양급여비용을 적법하게 받을 자격이 없고, 비의료인이 의사와 함께 의료행위를 한 경우도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심이 중시한 '주된 부분은 의사가 직접 했다'는 사정을 대법원은 결론을 바꿀 사유로 보지 않았습니다.

이 사실을 숨기고 적법한 의료행위인 것처럼 청구하는 것은 공단이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 데 착오를 일으키므로 「형법」 제347조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합니다. 대법원은 병원 대표자가 이런 사정을 알고 미필적으로라도 받아들였다면 고의도 인정된다고 했고, 원장의 직업과 경력, 범행 경위 등을 종합해 이 사건의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사기가 되는 범위는 수술 부분까지입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비의료인이 참여한 수술에 관한 요양급여비용에 한정됩니다. 대법원은 그 비의료인이 수술 자체에만 가담했으므로, 같은 환자의 입원비·약제비·검사비 등 수술 외 요양급여까지 사기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로 원장에 대한 원심판결은 유죄 부분까지 전부 파기됐습니다. 사기 부분이 다른 유죄 부분과 함께 하나의 형으로 선고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함께 기소된 다른 피고인 2명의 상고는 기각돼 원심의 유죄 판단이 유지됐습니다. 원장 부분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다시 심리하게 되며, 환송 후 결론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의료기관 운영자가 점검할 것

필자가 의료기관 관련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수술실 보조 인력을 단순한 일손으로 여겨 그 자격을 청구 단계에서 따로 점검하지 않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이 판결 이후에는 수술에 들어간 사람이 누구이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형사책임과 직결될 수 있습니다. 수술 참여 인력의 자격과 역할 기록부터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필자 해설).

형사처벌과 별개로 비용 환수 문제도 생길 수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서 그 금액을 징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판결은 환수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으므로, 실제 징수 범위는 별도로 따져 봐야 합니다(필자 해설).

무자격자의 의료행위 자체도 처벌 대상입니다. 「의료법」 제87조의2 제2항은 의료인이 아니면서 의료행위를 한 사람과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합니다. 대리수술을 시킨 의사의 처벌은 대리수술 시킨 의사, 환자가 다치면 가중처벌에서 다뤘습니다.

현행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 법정형은 2025. 12. 23. 개정으로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높아졌습니다. 다만 범죄의 처벌은 행위 시의 법률에 따르므로(「형법」 제1조 제1항) 개정 전 행위에는 개정 전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비의료인이 의사와 함께 수술했다면 병원은 그 수술 부분 요양급여비용을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둘째, 이를 숨기고 청구하면 사기죄의 기망행위가 되고, 미필적 용인만으로도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셋째, 사기의 범위는 수술 부분에 한정되며 입원비·약제비·검사비는 제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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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10. 1. 선고 2024도19179 판결 — 대법원 판례속보
· 「의료법」 제27조·제87조의2 [법률 제21490호, 시행 2026. 10. 2.] /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제47조·제57조 [법률 제21522호, 시행 2026. 10. 8.]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조·제347조 [법률 제22007호, 시행 2026. 10. 2.]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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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석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검사 출신(수원·창원·청주지방검찰청,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 검찰총장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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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판례속보 공개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와 병원은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로, 환송 후 결론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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